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빈 페이지만 노려보기를 며칠째. 이제는 모니터 앞에서 턱을 괴고 졸기까지 합니다. 영감은 그림자도 없고, 동료들의 발소리만 들릴 뿐이에요. 아, 봄밤이 걸어온다. 오늘은 걸음 소리가 시무룩하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또 옆으로 새고요. 여는 글은 아직 텅 비어 있는데요.
기왕 시작한 김에 말하자면, 봄밤의 걸음엔 기분이 들어 있어요. 오늘 같을 땐 분명 속상한 일이 있는 겁니다(대개 죽돌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될 때). 이어 들어오는 징타의 걸음은 보폭이 넓고 빠르지만, 결코 급하지 않아요. 그 안에 자기만의 속도와 여유가 있어서, 아무리 바빠도 헐레벌떡 사무실에 들어오는 법이 없습니다.
거품과 하라는 자주 땅을 보며 걷고, 아키는 점심시간에도 늘 종종걸음이에요. 그 속도는 퇴근길이 되어서야 비로소 느려집니다. 보이지 않는 책임을 많이 짊어진 사람들의 발이 대개 그런가요. 비고로와 장군이는 늘 하자의 맨바닥과 가장자리를 걷습니다. 시설을 살피는 사람들의 걸음은 늘 무언가를 지키고 있는 모양새예요. 그 사이를 무브가 두리번거리며 지나가요. 자산을 담당하는 무브에게는 하자의 모든 물건이 챙겨야 할 이웃이자 동료일지도 모르겠어요.
단감은 옆을 돌아볼 새 없이 올곧게 전진해요. 흡사 축지법 같은 속도로, 자기가 맡은 공간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가면서요. 반대로 지니와 메이는 느긋하게, 하늘과 낙엽을 보면서 걷고요. 그 옆에서 흐른은 비슷한 속도로, 계절 사이를 버티는 냥이들을 살피면서 걸어요.
우니는 출근길 내내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서도 단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사무실로 직진해요.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의 걸음은 이런 모양일지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비비의 퇴근길은 조금 급하면서도 동시에 꽤 기뻐 보이고요.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잡아타면 아기를 더 빨리 만날 수 있기 때문에요.
이렇게 모두가 각자의 걸음으로 걷는 동안, 저는 몇 주째 한 글자도 쓰지 못한 채 앉아만 있었는데요. 이상하게 여는 글 분량은 이렇게 채워졌어요. 아무것도 쓸 수 없는 마음으로 앉아 있어도 곁에 누군가 있다는 건 이런 모습일까요. 걸음 소리가 들릴 만큼의 거리라면 우린 꽤 가까이 있고, 생각보다 훨씬 더 같이 있는 것일지도요.
모든 걸음에 응원과 안녕을!
🚶♀🚶♂️ 하자 판돌, 니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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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이었다… 방학은 없었다. 오직 음악만이 있을뿐” 하자 음악작업장 〈뉴트랙〉은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서로를 지지하는 청소년 음악 창작 커뮤니티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마음을 다해 연주하며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낸 뉴트랙 6기의 생생한 작업 후기가 도착했습니다. 음악이라는 언어로 세상과 소통한 도토와 서울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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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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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결말은 결국 사랑 같다”는 문장처럼, 뉴트랙 6기는 서로에게 합주 파트너 그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땀방울 맺힌 여름부터 목도리를 두른 겨울까지, 음악으로 서로의 세상이 되어준, 사랑했던 청춘의 시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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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음악이 부끄러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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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자책의 시간을 지나, 동료의 노래를 통해 비로소 나를 마주하게 된 이야기. '차라리 이대로 죽어줘'에서 '난 널 버리지 않아'로 나아가기까지. 그리고 그 끝에서 역설적이게도 음악을 잠시 놓아두기로 결심하기까지. 서울의 솔직하고 담담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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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진로 작업장
2025년 하자글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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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글방 문집을 기념하고 그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쇼하자’를 열었습니다. 그 풍경 사이로 문집 첫머리에 실린 8명의 작가 소개글을 전합니다. 올해 하자글방의 시간은 끝났지만, 앞으로 이 작가 소개는 끊임없이 다시 쓰이고 거듭 갱신될 것입니다. 문집에 담긴 이야기들이 이름 모를 누군가의 마음까지 가닿기를 바라며, 각자의 글방으로 내딛는 발걸음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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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커뮤니티
청소년 동아리 축제 ‘하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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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만드는, 우리들의 페스티벌." 하자 청소년 동아리는 어떻게 직접 행사를 만들까요? 〈2025 하자랜드〉를 함께한 칼럼단 공짜의 재은이 좌충우돌, 뒤죽박죽, 우왕좌왕, 동분서주 현장의 기록을 보내왔습니다. 10개의 동아리가 각자의 색깔로 채운 축제 이야기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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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커뮤니티
하고 싶은 일—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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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하고 싶은 일—기의 마지막 주인공은 ‘온’입니다. 〈하자글방〉을 통해 하자와 인연을 맺은 온은 사회학을 전공하며, ‘몸’과 ‘사회’,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고, ‘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며 자신의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온의 기록을 남깁니다.
"겁이 많지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뒤에 남겨두고 떠나지는 못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부당한 상황을 겪거나 목격하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날이면, 그날 저녁엔 꼭 괴롭더라고요. ‘왜 말을 못 했을까?’ 하고요. 아마 겁을 내면서도 외면하지 못하는 그 지점이 지금의 저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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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진로 작업장
From. 하자글방 오래 우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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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을학기 하자글방 후속모임 〈둥글레차〉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함께한 시간을 간직하기 위해 차(茶)를 글감으로 진(zine) 『오래 우린』을 만들었습니다. ‘From. 하자글방’에서는 『오래 우린』의 UE17 언리미티드 에디션 참가를 알리기 위해, 둥글레차가 독자들에게 띄우는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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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있었던 일들을 소담히 모아 만두로 빚어요. 복주머니를 닮은 만두를 나눠먹으면 2026년에는 좋은 일이 생길지도요!
- 일정: 12/6(토) 오후 3시~5시
- 대상: 만 24세까지 청소년 누구나+성인 동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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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4세~24세 하자센터에 관심있는 누구나 하자 멤버가 될 수 있어요. ✔️ 하자센터의 소식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 수 있습니다. ✔️ 오직 하자 멤버만이 올 수 있는 '하자 멤버십 데이'에 초대됩니다. ✔️ 하자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부 공간 제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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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공고
하자센터에서 함께 일할 판돌을 모집합니다(~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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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3팀 팀장 : 팀 협력 사업 총괄(서울시 교육청/삼성복지재단), 부서 업무 정비, 제도 개선 등 · 1명 · 정규직
- 기획1팀 팀원 :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 기획 운영(학교 연계 진로) 등 · 1명 · 정규직
- 기획2팀 팀원 :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 기획 운영(중장기 심화 진로) 등 · 1명 · 정규직
- 기획3팀 팀원 : 대외협력, 업무 표준화 실무 등 · 1명 · 계약직
- 기획3팀 팀원 : 뉴미디어 콘텐츠 기획 채널 운영, 후기 청소년 경력구축형 인턴십 지원 등 · 1명 · 계약직
- 서류접수 : 2025/11/19(수)~12/4(목) 24:00 접수기한 초과 시 불인정
-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 : 2025/12/10(수) 예정
- 면접심사 : 2025/12/16(화) 예정
- 최종합격자 발표 : 2025/12/17(수) 예정
- 임용일 : 2026/1/1 (출근일 : 2026/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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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방송국에서 취재했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위해 늘 앞으로 달리라고 배웠던 청년들에게 물었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나만의 길을 찾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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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커뮤니티가 “관계적 자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한국여성재단, 하자센터, 진저티 프로젝트가 2022년부터 공동 협력 사업으로 진행한 “We are Future Makers’ 관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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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 이야기를 같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자마을통신 이번 호를 공유하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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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센터(시립청소년미래진로센터)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신로 200
media@haja.or.kr | TEL 070-8871-3940(기획3팀) — 본 메일은 하자와 만남이 있었던 분들께 발송됩니다. 스팸함에 빠지지 않고 안전히 도착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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