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입니다.
해마다 첫날을 맞으면 한 해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두근두근’이 있습니다.
하지만 첫날이 아니더라도 올해의 모든 날들, 하루 하루, 오늘은 제각기 오롯한 자기 몫의 특별함이 있는 것 같아요. 애쓰고 수고한 많은 어제로부터 걸어온 오늘이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많은 내일로 걸어갈 오늘이니까요. 오늘이 바로 그 시작이고요.
올해는 푸른 용의 해입니다.
용은 열두 띠를 나타내는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입니다. 푸른 용띠인 올해는 우리의 상상을 넓고 크게 펼쳐, 상상하는 대로, 우리의 삶이 이루어지는 날들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올해는 하자가 태어난 지 25년, 스물다섯 살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스물다섯 살이 된다고 하니, 하자의 어제, 오늘, 내일에 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하자 청소년운영위원회 '시유공' 청소년들과도 한 해를 보내는 마무리 모임에서 하자의 스물다섯 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청소년들은 하자에서는 예민하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좋은 어른을 만나고 그 어른과 동료가 되는 경험을 했다고, 프로그램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청소년들이 하자에 오는 이유로, 하자가 계속 존재해야 하는 이유로, ‘다양성이 있는 하자, 안전한 하자’를 꼽았습니다. 하자에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요.
그러고 보면 안전은 혼자 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숨어있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은 홀로 있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지요.
돌이켜보면 지난 스물다섯 해 동안 하자가 내내 해 온 일은 사람, 공간, 활동이 서로를 나누며, 돌보는 일이었구나 싶습니다. 하자의 스물다섯 살 역시 큰 그림을 새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하자가 걸어 온 어제의 경험들을 기억하는 작은 오늘이 모여 큰 내일을 이루어가는 것일 터이고요.
새해 인사 마무리는 하자 청소년들이 스물다섯 살이 되는 하자에게 주는 응원의 말들입니다. |